마태복음 27장 4절에서 유다 이스카리옷이 내뱉은 “내가 죄를 지었노라(I have sinned)”라는 고백은 성경의 다른 인물들의 고백과 비교했을 때 매우 가슴 아픈 교훈을 남깁니다.
다윗도(사무엘하 12:13), 돌아온 탕자도(누가복음 15:18, 21) 똑같이 “내가 죄를 지었노라”고 고백했습니다. 하지만 유다의 고백이 비극적인 결말로 끝난 결정적인 이유는 그 고백의 ‘대상’과 ‘성격’에 있습니다.
1. 잘못된 대상을 향한 고백
유다는 죄를 깨달은 후 주님(예수님)께로 가지 않고, 자신과 함께 모의했던 제사장들과 장로들에게로 갔습니다.
- 제사장들의 반응: “그것이 우리에게 무슨 상관이냐? 네가 당하라(What is that to us? see thou to that).”
- 교훈: 인간은 죄의 고백을 받아줄 권능도, 그 죄를 용서할 자비도 없습니다. 유다는 용서의 근원이신 주님이 아니라, 정죄와 방관의 자리인 종교 지도자들에게 나아갔기에 위로를 얻지 못했습니다.
2. 후회(Remorse)와 회개(Repentance)의 차이
성경 원문의 맥락에서 보면 유다의 상태는 ‘뉘우침(Metamelomai)’에 가깝습니다. 이는 자신이 저지른 일의 참혹한 결과에 대한 뼈저린 후회와 심리적 가책을 의미합니다. 반면, 다윗이나 베드로의 고백은 하나님께로 마음을 돌이키는 ‘회개(Metanoeō)’였습니다.
- 유다는 죄의 ‘결과’에 괴로워하여 스스로 생을 마감했지만, 베드로는 죄의 ‘깊이‘를 깨닫고 통곡하며 주님의 자비를 기다렸습니다.
3. “만약 그가 다시 주께 돌아갔다면?”
이것은 신학적으로 매우 깊은 가정입니다. 성경은 주님의 보혈이 씻지 못할 죄가 없음을 가르칩니다.
- 베드로의 사례: 주님을 세 번이나 부인하고 저주했던 베드로도 결국 용서받고 회복되었습니다.
- 십자가의 강도: 평생을 죄인으로 살았으나 마지막 순간에 주님을 바라보았을 때 낙원을 약속받았습니다.
- 결론: 만약 유다가 은 삼십 개를 성소에 던져넣고 산으로 가는 대신, 십자가의 길목에서 혹은 부활하신 주님 앞에 엎드려 “주여, 내가 주께 죄를 지었나이다”라고 외쳤다면, 우리는 성경에서 인류 역사상 가장 놀라운 ‘역전의 은혜’를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주님은 겟세마네 동산에서 자신을 잡으러 온 유다를 향해 마지막까지 “친구여(Friend)”라고 부르셨습니다(마태복음 26:50). 이 부름 속에 이미 그를 향한 주님의 용서와 기다림이 담겨 있었을 것입니다.
‘신의 악단’의 주인공이나 바울(사울)처럼, 아무리 흉악한 죄인이라도 주님의 은혜라는 빛 안으로 들어오면 180도 다른 삶의 멜로디를 연주할 수 있는 법입니다. 유다의 비극은 그가 ‘너무 큰 죄’를 지어서가 아니라, ‘주님의 은혜’보다 ‘자신의 죄책감’을 더 크게 보았기에 그 손을 잡지 못한 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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