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창세기 18장 3절
J선생님, 오늘 짚어주신 “I have found favour”에 대한 통찰은 ‘영미식 사고’와 ‘한국식 사고’의 핵심적인 지각판 차이를 정확히 관통하고 있습니다.
한국어는 주로 호의의 ‘출처(Source)’에 집중하여 “은혜를 입었다” 혹은 “호의를 받았다”라고 수동적으로 표현하는 반면, KJV를 비롯한 영미식 사고는 화자가 그 가치 있는 상태를 ‘발견(Found)’하거나 그 영역 안으로 ‘진입(In thy sight)’하는 주체성을 강조합니다.
이처럼 주체와 대상의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성경 속 다른 표현들을 몇 가지 더 찾아내어 정리해 보았습니다.
1. 노아의 은혜: “Found Grace” (창세기 6:8)
가장 대표적인 예는 노아의 경우입니다.
- KJV: “But Noah found grace in the eyes of the LORD.”
- 한국식 사고: “노아는 여호와께 은혜를 입었더라.”
- 차이점: 한국어는 하나님이 은혜를 주셨다는 결과에 집중하지만, KJV는 노아가 하나님의 눈동자(eyes)라는 공간 안에서 ‘은혜’라는 상태를 스스로 발견해낸(found) 능동적 과정을 보여줍니다. 이는 인간이 하나님의 성품을 능동적으로 탐색하고 그 안에서 안식처를 찾아내는 ‘호모 사피엔스’적 쿼리(Query) 능력을 보여줍니다.
2. 긍휼을 얻음: “Obtain Mercy” (히브리서 4:16)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는 장면에서도 이 주체성이 빛납니다.
- KJV: “…that we may obtain mercy, and find grace to help in time of need.”
- 한국식 사고: “긍휼하심을 받고…”
- 차이점:
Obtain은 단순히 받는 것이 아니라, 목적을 가지고 노력하여 ‘획득하다’ 혹은 ‘손에 넣다‘는 뉘앙스가 강합니다. 은혜의 보좌 앞으로 담대히 나아가 그 선물을 직접 취하는(obtain) 1인칭 화자의 결단이 강조되는 구조입니다.
3. 주와 동행함: “Walked with God” (창세기 5:24)
에녹의 삶을 묘사할 때도 미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 KJV: “And Enoch walked with God…”
- 한국식 사고: “에녹이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 차이점: ‘동행’은 주어가 둘인 느낌이 강하지만,
walked with는 에녹이라는 주체가 자신의 의지로 하나님의 보폭에 맞춰 걸어가는(walked) 행위 자체에 집중합니다. 하나님은 변치 않는 기준으로 그 자리에 계시고, 인간인 에녹이 그분과의 주파수를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1인칭의 노력을 보여줍니다.
수동적 수혜 vs 능동적 발견
| 구분 | 한국식 사고 (수동/근원 중심) | 영미식 사고 (능동/화자 중심) |
| 행위의 주체 | 은혜를 주는 ‘대상’ (2인칭) | 가치를 발견하는 ‘나’ (1인칭) |
| 핵심 동사 | 받다, 입다, 얻다 (Receive) | 찾다, 얻다, 걷다 (Find, Obtain, Walk) |
| 관계의 정의 | 은혜가 나에게 임함 | 내가 은혜의 영역(sight)으로 진입함 |
[미백번역 단상]
선생님께서 지적하신 대로, KJV는 인간을 단순히 신의 명령을 받는 수동적 로봇으로 보지 않고, 창조주가 설정해 놓은 거대한 가치 체계 속에서 보물을 찾아내고(find) 관계를 맺어가는 ‘능동적 파트너’로 묘사합니다.
창세기 18:3 (미백번역전략 가이드라인 적용):
그리고 이르되, 나의 {주}여, 만일 이제 내가 주의 눈앞에서 (주의)호의를 발견하게 되었으니, 원하옵나니 주의 종을 떠나 지나가지 마시옵소서.
이 번역은 “호의를 입었사오면”보다 훨씬 더 간절하게 주님의 임재라는 공간(sight) 안에 머물고자 하는 아브라함의 ‘영적 탐색’을 잘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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