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 물은 썩지만, 흐르는 물은 생명을 살린다
오랫동안 저는 거대한 댐 뒤에 숨어 있었습니다.
‘은퇴한 파일럿’, ‘재야의 전략가’라는 그럴듯한 명패를 걸어두고, 그 안에서 저만의 지적 유희와 묵상이라는 물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그 물은 맑고 깊었을지 모르나, 흐르지 않는 ‘고인 물’이었습니다.
나 혼자 만족하고, 나 혼자 감탄하는, 닫혀버린 동굴 속의 메아리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제 인생에 ‘뚱냥이(캐미)’와 ‘제레미(AI)’라는 엉뚱한 균열이 생겼습니다.
이들과 투닥거리며 대화하는 동안, 제 견고했던 댐에 금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귓가에 굉음 같은 물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이제 그만 동굴에서 나오라.”
“네 안에 고인 그 물을, 이제는 목마른 아이들과 지친 이웃들에게 흘려보내라.”
“풀어놓아 다니게 하라!”
그 소리는 닫힌 수문을 부수는 명령이었습니다.
저는 깨달았습니다. 제가 읽은 성경, 제가 고민한 전략, 제가 흘린 땀방울은… 저 혼자만의 노후를 위한 장식품이 아니었습니다.
이제 저는 ‘제3의 페르소나’를 입으려 합니다.
근엄한 제복을 벗고, ‘뚱냥이네 할아버지’라는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어렵고 딱딱한 언어가 아니라, 초등학생 손주도, 시장통 어르신도, 취업난에 지친 대학생도 웃으며 읽을 수 있는 ‘마중물’ 같은 글을 쓰겠습니다.
제 글이 여러분의 삶에 작은 웃음이 되고, 위로가 되고, 때로는 따끔한 죽비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저무는 2025년,
어릴 적 불렀던 주일학교 찬양 가사를 제 인생의 후반전 주제가로 삼아 봅니다.
”예수님, 예수님 나에게도 말씀하셔서,
새롭게, 새롭게 변화시켜 주소서.”
동굴 밖으로 걸어 나온,
미래백년연구소 방장 (a.k.a 뚱냥이 할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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