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 2025년, 삶의 무게에 짓눌려 ‘진짜 성탄’을 잊어버린 모든 친구들에게
발신: 1세기 유대 땅의 기록자, 의사 누가(Luke)
평안하십니까. 저는 의사이자, 이 거대한 사건의 목격자들을 찾아다니는 기록자 누가입니다.
여러분이 사는 세상은 곧 ‘크리스마스’라며 축제가 열리겠군요. 하지만 제가 서 있는 이곳은 축제와는 거리가 멉니다. 로마의 압제는 여전하고, 예수를 따르던 이들은 숨을 죽이고 있습니다.
저는 바울 선생이 감옥에 갇혀 있는 동안, ‘그 이야기의 시작’을 찾기 위해 예루살렘과 유대 산골을 미친 듯이 뒤지고 다녔습니다. 도대체 그 마리아의 찬가(Magnificat)와 사가랴의 예언시(Benedictus)는 어디서 튀어나온 것일까요?
제가 만난 사람들과 그 진실을 전해드립니다.
1. 사가랴의 집: 벙어리의 서판(Tablet)을 찾다
저는 먼저 예루살렘에서 한참 떨어진 유대 산골, ‘에인 카렘(Ein Karem)’이라 불리는 제사장의 마을을 찾았습니다. 그곳엔 세례 요한의 흔적을 기억하는 늙은 친척들이 살고 있었습니다.
”어르신, 사카랴 제사장이 벙어리가 되었다가 불렀다는 그 노래… 어떻게 기억하십니까? 수십 년이 지났는데요.”
제 질문에 백발이 성성한 노인은 낡은 나무 상자 하나를 꺼내 보여주었습니다. 그 안에는 밀랍이 발린 낡은 서판(Writing Tablet)이 있었습니다.
”의사 양반, 사카랴 님은 열 달 동안 벙어리였소. 말을 못 하니 답답한 마음에 하나님이 주신 마음을 이 서판에 쓰고, 또 쓰고, 지우고 다시 쓰셨지. 그분이 입이 풀리던 날 터뜨린 그 찬송은 즉흥곡이 아니오. 열 달 내내 침묵 속에서 뼈에 새긴 ‘피 맺힌 기록’이었단 말이오.”
아, 저는 전율했습니다.
“찬송하리로다 주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여…”
이 장엄한 시는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 강요된 침묵(Silence)의 시간 동안 숙성되고 발효된 믿음의 고백이었습니다. 사카랴 가문은 이 노래를 가훈처럼 매일 식탁에서 암송했다고 합니다. 저는 그들이 웅얼거리는 소리를 받아 적으며 손이 떨렸습니다.
2. 마리아와의 인터뷰: 노년의 기억을 열다
가장 중요한 만남은 그다음에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수소문 끝에, 사도 요한의 보호를 받으며 조용히 노년을 보내고 있는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를 만났습니다.
그녀는 더 이상 앳된 처녀가 아니었습니다. 얼굴엔 깊은 주름이 파였고, 눈빛엔 십자가의 고통을 통과한 자만이 가질 수 있는 깊은 우수가 서려 있었습니다.
저는 의사의 조심스러운 태도로 물었습니다.
“어머니, 그 시작을… 기억하십니까? 엘리사벳을 만났던 그날을요.”
그녀는 창밖의 먼 산을 바라보았습니다. 마치 50년 전의 그날로 돌아간 듯, 그녀의 입술이 달싹였습니다.
”누가 선생… 가난한 나사렛 처녀가 무엇을 알았겠소. 하지만 내 태 안에서 아이가 뛰놀고, 엘리사벳 언니가 나를 ‘주의 어머니’라 불렀을 때… 내 영혼 깊은 곳에서 터져 나오는 소리가 있었소. 내가 지어낸 말이 아니오. 다윗의 시편도, 한나의 기도도 아닌, 오직 성령이 내 입술을 빌려 부르신 노래였소.”
그녀는 나직한 목소리로 그 노래를 흥얼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내 영혼이 주를 찬양하며… 비천한 여종을 돌아보셨음이라…”
그녀는 이 노래를 평생 잊지 않았습니다.
예수가 나무를 깎을 때도, 십자가를 질 때도, 그녀는 이 노래를 심장 박동처럼 되뇌며 견뎠던 것입니다. “마음에 지키어 생각하니라”… 제가 기록한 이 문장은 사실이었습니다. 그녀의 기억 저장소는 완벽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머리로 외운 글자가 아니라, 삶으로 살아낸 흉터였기 때문입니다.
[누가의 처방전: 2025년의 당신에게]
미래를 사는 친구들이여,
제 취재 여행을 통해 발견한 사실은 이것입니다.
성경에 기록된 이 아름다운 찬송시들은,
천재 시인의 작품이 아닙니다.
안락한 소파에 앉아 쓴 글도 아닙니다.
하나는 ‘열 달간의 답답한 벙어리 생활’을 견뎌낸 노인의 인내였고,
하나는 ‘돌에 맞아 죽을 수도 있는 공포’를 이겨낸 어린 소녀의 결단이었습니다.
’기록’은 ‘기억’보다 강합니다.
하지만 그 기록을 가능케 한 것은, 고난 속에서도 하나님의 약속을 붙들고 버텨낸 ‘사람들의 삶’이었습니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화려한 선물 상자 대신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십시오.
나는 지금 사카랴처럼 ‘침묵의 시간’을 지나고 있는가?
그렇다면 불평 대신 당신만의 노래를 서판에 준비하십시오. 입이 열리는 날, 그것은 예언이 될 것입니다.
나는 마리아처럼 이해할 수 없는 현실 앞에 서 있는가?
그렇다면 계산기를 내려놓고, 당신의 비천함을 들어 쓰실 하나님을 노래하십시오.
2000년 전, 제가 만난 이 늙고 초라한 증인들이 여러분에게 전하는 생수입니다.
“우리의 고난은 헛되지 않았다. 너희의 고난도 헛되지 않으리라.”
부디, 이 기쁜 소식이 당신의 지친 영혼에 시원한 바람이 되기를.
– 유대 땅에서, 의사 누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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