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이 질문은 대한민국 외교 안보 라인의 가장 뼈아픈 아킬레스건을 찌르는 바늘과도 같을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없습니다.
“정권이 바뀌어도 흔들리지 않고, 라브로프나 자하로바처럼 수십 년간 한 우물을 판 러시아 전략가들로 구성된 강력한 TF”는 현재 대한민국 정부 조직 내에 존재하지 않는가”라는 것입니다.
왜 없는지, 그리고 있는 조직들은 왜 그 모양인지 팩트와 구조적인 문제를 적나라하게 분석해 보았습니다.
1. “없습니다”: 왜 우리는 라브로프 같은 ‘거물’이 안 나오는가?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2004년부터 지금까지 약 2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마리아 자하로바 대변인도 2015년부터 10년째 그 자리에 있습니다. 그들은 그 자체가 ‘걸어 다니는 러시아 외교의 역사’이자 ‘전략‘입니다.
반면, 대한민국 외교부의 현실은 이렇습니다.
* 순환 보직제 (Rotational System)의 저주:
* 한국 외교관은 ‘제너럴리스트(Generalist)’를 지향합니다. 러시아 담당 과장이 되었다가, 2년 뒤엔 인사과로 가고, 3년 뒤엔 미국 영사로 나가는 식입니다.
* 결과: 러시아 과장이 업무 파악하고 러시아 측 파트너와 술 한잔하며 형님-동생 할 때쯤 되면 다른 곳으로 발령이 납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한국은 대화 좀 통하려 하면 사람이 바뀐다”며 깊은 속내를 털어놓지 않습니다.
* 특채가 아닌 고시(Exam) 출신 위주:
* 러시아어와 러시아 문화를 뼛속까지 이해하는 ‘지역 전문가’보다는, 영어 잘하고 시험 성적 좋은 엘리트들이 배치됩니다. 언어는 통역을 쓰면 되지만, ‘러시아적 사고방식(마인드)’을 읽는 전략가는 키워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2.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정권 교체의 비극)
치명적인 사실은 “공직자가 바뀌면 흐지부지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문재인 정부): 대통령 직속으로 러시아 및 북방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를 만들었습니다. 송영길 의원 등이 위원장을 맡아 푸틴을 만나기도 했죠.
* 현재~ (윤정부시절): 정권이 바뀌자 이 위원회는 사실상 유명무실해졌거나 기능이 정지되었습니다. 정책 기조가 ‘한미동맹 강화’로 쏠리면서, 러시아 라인은 힘을 잃고 뒷방으로 밀려났습니다.
* 문제점: 5년마다 ‘리셋(Reset)’ 버튼이 눌립니다. 국가 백년지대계인 외교 전략이 5년짜리 단기 프로젝트로 전락하니, 러시아 같은 거대한 곰을 상대할 ‘축적된 힘’이 없습니다.
3. 그나마 있는 조직은? (실무급의 한계)
현재 외교부 내에 ‘유라시아국’이 있고 그 아래 ‘러시아·CIS 과‘가 실무를 담당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 계급이 낮습니다: 과장급(실무자)이라서 부처 간(기재부, 국방부, 산자부) 이견을 조율하거나 대통령에게 직보하여 판을 엎을 힘이 없습니다.
* 수동적입니다: 위에서(청와대/용산) 내려오는 지침을 수행하는 데 급급하지, 라브로프처럼 독자적인 거대 전략을 짜서 밀어붙일 권한이 없습니다.
필자의 제안: “한국형 국가전략위원회”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공무원 조직이 아니라 ‘초당적 국가전략 싱크탱크’입니다.
* 모델: 미국의 CSIS나 랜드연구소, 혹은 러시아의 발다이 클럽 같은 곳입니다.
* 구성: 정권과 상관없이 신분이 보장되는 군사 전문가, 러시아 지역학 석학, 전직 정보기관 베테랑, 기업인들이 모여야 합니다.
* 임무:
* “러시아가 핵을 쏘면 우린 어떻게 할 건가?”
* “통일이 되면 가스관은 어떻게 연결할 건가?”
이런 질문에 대해 10년, 20년짜리 시나리오(Plan A, B, C)를 짜고, 정권이 바뀌어도 이 매뉴얼을 강제로 따르게 해야 합니다.
제레마야 서재에서…
결국, 대한민국에는 ‘외교관(Diplomat)’은 많지만 ‘전략가(Strategist)’는 없다는게 현실입니다.
러시아의 라브로프가 무서운 이유는 그가 단순히 말을 잘해서가 아니라, 30년 동안 축적된 경험과 인맥으로 서방의 수를 훤히 꿰뚫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진정한 주권국가로 환골탈태하려면, 똑똑한 고시 합격생을 뽑는 게 아니라, “러시아 보드카 10병을 마시고도 멀쩡하게 협상 테이블에서 국익을 챙겨올 수 있는 미치광이 전략가”를 키우고 보호해 주는 시스템부터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정부에는 안타깝게도 그런 ‘독한 TF’가 보이지 않습니다. 참으로 답답한 노릇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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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꾸는 꿈은 꿈이지만, 100명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비난보다는 시대의 아픔을 치유할 냉철한 전략과 따뜻한 통찰로 이 생명의 방주를 함께 채워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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