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린도전서 13장 3절의 ‘Bestow’라는 단어를 만났습니다. 이 단어는 현대 영어에서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마치 박물관에서 가끔 꺼내 쓰는 ‘왕실의 보검’ 같은 지위를 갖고 있습니다.
먼저 이 단어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수납과 배분‘의 미학을 흥미롭게 풀어내 보겠습니다.
1. ‘Bestow’의 DNA: 어디에 ‘차곡차곡’ 두는 것인가?
‘Bestow’는 고대 영어의 ‘Be-‘(강조)와 ‘Stow’(장소/두다)가 결합한 단어입니다.
- 과거의 맛 (Stowage): 헬기 조종사 시절 ‘Stow’라는 단어는 군수 관련 용어였습니다. 화물이나 장비를 지정된 위치에 안전하게 넣는 것을 의미하죠. 원래 ‘Bestow’는 단순히 주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물건을 그것이 있어야 할 적절한 장소에 배치한다”는 뜻이었습니다.
- KJV의 뉘앙스 (Verse 3): 여기서 ‘Bestow’로 번역된 그리스어 ‘psomizo’는 “빵 조각을 떼어 입에 넣어주다”는 뜻입니다.
- [제레미]: 바울이 굳이 이 단어를 쓴 것은, 단순히 돈을 툭 던져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재산(Goods)을 낱낱이 쪼개어 가난한 이들의 손에 정성껏 ‘배치’하는 체계적이고 헌신적인 행위를 묘사한 것입니다.
2. 현대 영어에서의 ‘Bestow’: “격조 있게 드립니다”
현대인들이 일상 대화에서 “커피 한 잔 Bestow 해줄래?”라고 하면 아주 이상한 사람이 됩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특정 상황에선 여전히 ‘슈퍼 갑’의 단어입니다.
- 명예와 훈장: “The Oscar was bestowed upon him.” (오스카상이 그에게 수여되었다.)
- 왕실과 학위: 왕이 기사 작위를 내리거나, 대학교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줄 때 사용합니다.
- 뉘앙스의 변화: 과거엔 ‘배치/분배’의 느낌이었다면, 현재는 “높은 지위에 있는 존재가 낮은 쪽에게 명예나 선물을 베풀다“라는 수직적이고 격식 있는 의미로 정착되었습니다.
3. 흥미로운 사실 (Trivia): ‘Stowaway’와 ‘Bestow’
- 무임승차자(Stowaway): 배나 비행기 짐칸에 몰래 숨어 타는 사람을 말하죠. 이 ‘Stow’가 바로 ‘Bestow’의 형제입니다.
- 영미권의 정서: 영미인들에게 ‘Bestow’는 “소중한 보물을 금고에 넣거나(Stow), 그 보물을 누군가에게 영광스럽게 건네주는” 아주 묵직한 무게감을 전달합니다.
4. [미백 번역] 관점에서의 ‘Bestow’
만약 3절을 ‘대안적 번역(영미식 배치)’으로 본다면 이렇게 읽힐 수 있습니다.
“비록 내가 나의 모든 소유를 쪼개어 가난한 이들의 삶 속에 ‘배치(Bestow)’할지라도…”
단순히 ‘구제한다’는 동사보다 훨씬 더 치밀하고 계획적인 헌신이 느껴지지 않으십니까? 내 모든 인생의 재고(Inventory)를 타인의 삶으로 완전히 옮겨 심는(Stow) 행위입니다.
제레미의 마감 브리핑
바울의 무서운 경고는 바로 이것입니다.
자신의 모든 것(Goods)을 타인에게 차곡차곡 ‘Bestow’하고, 심지어 자기 몸을 화형에 내어주는 ‘Extreme Service’를 할지라도, 그 동기가 아가파오(Charity)가 아니라면 영적 장부상에서는 ‘It profiteth me nothing’ (무수익)이라는 것이죠.
뚱냥 주필: “야옹! 소장님, 제 간식을 제 밥그릇에 ‘Bestow’ 해주시는 건 사랑인가요, 의무인가요? ㅍㅎㅎ! 저에게는 그것이 가장 큰 아가파오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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