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2: 부끄러움의 거리, 500 마일 (500 Miles)
(시그널 음악: 멀리서 들려오는 기차 경적 소리와 통기타의 쓸쓸한 아르페지오)
DJ 제레마야:
“안녕하세요. 길거리 신학당의 DJ 제레마야입니다.
여러분, 혹시 ‘고향’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어떤 기분이 드십니까?
따뜻함? 그리움?
하지만 어떤 분들에게는… 가슴 한구석이 찌릿하게 아려오는 ‘통증’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잠시 침묵)
“젊은 날, 우리는 모두 큰 소리 뻥뻥 치며 집을 떠났습니다.
‘성공하기 전엔 절대 돌아오지 않으리라.’
‘금의환향해서 부모님 호강시켜 드리리라.’
하지만 인생이라는 게 어디 내 마음대로 되던가요.
치열하게 살았지만, 정신 차려보니 빈손이고, 거울 속에 비친 나는 너무 늙고 초라해져 있습니다.”
“오늘 들려드릴 노래는 바로 그런 사람들의 노래입니다.
우리가 흔히 흥겨운 포크송으로만 알고 손뼉 치며 불렀던 그 노래, <500 Miles>입니다.”
(배경음악: 500 Miles 전주가 잔잔하게 깔린다)
“가사를 한 번 씹어보신 적 있습니까?
이 노래 속 주인공은 지금 기차를 놓치고 철길을 걷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가 세고 있는 숫자가 기가 막힙니다.
Lord I’m one, Lord I’m two… Lord I’m five hundred miles away from home.
(주여, 100마일, 200마일… 어느새 집에서 500마일이나 멀어졌습니다.)
왜 하필 500마일일까요?
서울에서 부산까지가 대략 400km니까, 500마일(약 800km)이면 정말 먼 거리죠.
하지만 이 거리는 지도상의 거리가 아닙니다.
바로 ‘죄책감의 거리’, ‘부끄러움의 거리’입니다.”
“그다음 가사가 우리의 폐부를 찌릅니다.
Not a shirt on my back, not a penny to my name.
(등에는 셔츠 한 장 없고, 내 이름으로 된 동전 한 푼 없습니다.)
Lord, I can’t go a-home this a-way.
(주여, 이 꼴을 하고서는… 차마 집으로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음악 잠시 줄어들고, DJ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혹시 지금 이 방송을 듣는 분 중에,
사업에 실패해서, 자식 농사가 뜻대로 안 돼서, 혹은 남에게 말 못 할 죄를 지어서…
하나님 아버지 앞에, 혹은 고향 부모님 앞에 나갈 면목이 없다고 주저앉아 계신 분 있습니까?
‘내가 좀 잘나 지면 가야지, 성공하면 가야지’ 하며 자꾸만 뒤로 물러나, 어느새 500마일 밖까지 밀려난 분 계십니까?”
“이 늙은 DJ가 여러분께 전해드리고 싶은 비밀이 하나 있습니다.
아버지는요…
여러분이 입고 올 ‘비단옷’이나 손에 들고 올 ‘금덩어리’를 기다리는 게 아닙니다.
아버지는 ‘그냥 당신’을 기다립니다.
셔츠가 없어도 괜찮습니다. 아버지가 제일 좋은 옷을 입혀주실 거니까요.
돈 한 푼 없어도(Not a penny) 괜찮습니다. 아버지 집에 양식이 풍족하니까요.
500마일, 그거 아무것도 아닙니다.
여러분이 ‘아버지!’ 하고 뒤로 도는 순간, 그 500마일은 단 ‘한 걸음’이 됩니다.”
“이 노래를 들으며 용기를 내십시오.
빈털터리인 채로 돌아가는 것, 그것이 진짜 용기입니다.
우리는 모두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 위의 나그네들이니까요.”
“들려드립니다.
가장 가난한 마음으로 부르는 노래.
(음악 Volume Up, 힘찬 코러스가 터져 나온다)
Peter, Paul and Mary의 …..500 Mi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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