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기다리는 리더는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대한민국 역사의 밤하늘에는 빛나는 별들이 있다.
우리는 퇴계와 율곡의 성리학적 깊이에 감탄하고, 다산 정약용이 유배지에서 피를 토하듯 써 내려간 <목민심서(牧民心書)>를 읽으며, 백성을 사랑했던 그들의 애민(愛民) 정신을 자랑스러워한다. 그들은 분명 난세의 어둠을 밝힌 위대한 ‘스승’들이었다.
그러나 여기, 시편 99편 6절이라는 거울 앞에 서면 우리는 묘한 목마름을 느낀다.
모세, 아론, 사무엘. 이 세 사람의 유대 지도자와 우리의 위대한 스승들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흐르고 있기 때문이다.
1. ‘가르치는 자(Teacher)’와 ‘대신 죽는 자(Intercessor)’의 차이
우리의 스승들은 백성이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르쳤다’.
다산은 탐관오리에게 수탈당하는 백성을 보며 분노했고, 그들을 구제할 시스템(제도)을 개혁하려 했다. 그의 무기는 ‘붓’이었고, 그의 해법은 ‘지혜’였다.
하지만 모세와 아론과 사무엘은 달랐다.
그들은 백성이 범죄 하여 죽게 되었을 때, 법전을 펴서 가르치는 대신 자신의 목숨을 걸고 하나님 앞을 막아섰다.
모세는 “이들의 죄를 사하시옵소서. 그렇지 않으면 내 이름을 생명책에서 지워주소서”라고 절규했다. 아론은 전염병이 도는 진영 사이로 뛰어들었고, 사무엘은 “내가 기도를 쉬는 죄를 범치 않으리라”며 무릎을 꿇었다.
우리의 스승들이 ‘더 나은 삶’을 꿈꾸게 했다면, 이들은 ‘생명 그 자체’를 건져냈다.
2. 유배지의 고독 vs 광야의 동행
우리의 위대한 스승들은 대부분 정치적 패배자가 되어 ‘유배지’로 떠났다. 그곳에서 홀로 고고하게 학문을 완성했다. 백성과 마음은 함께 했을지언정, 몸은 격리되어 있었다.
반면 시편의 세 사람은 ‘광야’ 한복판에 백성과 함께 있었다.
그들은 흙먼지를 뒤집어쓰고, 배고프다고 불평하는 백성들의 원성을 온몸으로 받아냈다. 그들의 손에는 붓 대신 지팡이가, 그들의 발에는 가죽신 대신 굳은살이 박였다.
그들은 백성 위에서 군림하거나 홀로 고상한 곳에 머물지 않고, 죄 많고 탈 많은 백성들의 땀 냄새나는 텐트 속에서 함께 뒹굴며 그들을 하나님께로 끌고 갔다.
3. 대한민국이 기다려야 할 ‘사람’은 누구인가?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다. 정치는 실종되었고, 국민은 갈라졌다. 우리는 습관처럼 “혜성같이 나타날 영웅”을 기다리거나, 해외 명문대를 나온 똑똑한 “스펙의 소유자”를 지도자로 추대하려 한다.
하지만 역사는 말한다. 진짜 리더는 스카우트해 오는 것이 아니라, 경작되는 것이다.
모세는 미디안 광야 40년이 만들었고, 사무엘은 실로의 성전 바닥이 길러냈다.
우리가 찾아야 할 모델은,
화려한 학위증을 가진 엘리트가 아니다.
자신을 반대하는 자들을 힘으로 짓누르는 권력자도 아니다.
국민들의 가장 아픈 곳, 가장 낮은 곳에서 함께 울어본 사람.
광야 같은 삶의 현장에서 굳은살이 박인 손으로, 하늘을 향해 “이 백성을 살려주소서”라고 부르짖을 줄 아는 ‘중보의 영성’을 가진 사람.
다산의 지성을 넘어, 모세의 심장을 가진 사람이다.
[맺음말]
국민들이여, 영웅을 기다리지 말고 주위를 둘러보라.
진정한 지도자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는 바로 우리들의 눈물 젖은 밥상머리에서,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묵묵히 기도를 심는 ‘이름 없는 사무엘’들 속에서 자라나고 있다.
우리의 역사가 다산의 ‘애민’을 넘어, 모세의 ‘구원’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제 똑똑한 머리가 아닌 뜨거운 무릎을 가진 지도자를 우리가 먼저 알아보고 키워내야 한다.
시편 99편 6절은 먼 나라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오늘 대한민국이 써 내려가야 할 ‘미래의 이력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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