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언제 죽는가? 하수도가 멈출 때, 정체성은 사라진다
스콧 리터(Scott Ritter) 전 대령이 강조하는 ‘국가의 정체성’과 ‘국가의 종말’에 관한 담론은, 지정학적 격변기에 놓인 대한민국이 생존 전략을 수립하는 데 있어 매우 뼈아픈 교훈을 제공합니다.
그의 인터뷰 내용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이 새겨들어야 할 세 가지 핵심 지점을 분석해 드립니다.

1. 국가 정체성의 실체: ‘구호’가 아닌 ‘기능’의 연속성
스콧 리터는 우크라이나라는 국가가 언제 끝나는가에 대해, 단순히 영토를 뺏기는 것이 아니라 ‘국가로서의 기능이 마비되는 순간‘을 정체성의 소멸로 정의합니다.
- 대한민국에 주는 교훈: 국가의 정체성은 태극기나 애국가 같은 상징물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의 생존을 뒷받침하는 에너지, 물류, 행정 시스템이 정상 작동할 때만 국가라는 유기체는 살아있는 정체성을 유지합니다. 인프라가 붕괴된 상태에서의 주권 주장은 허망한 수사에 불과하다는 냉혹한 현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2. 문명의 척도: ‘하수도’가 상징하는 자생력
리터 대령은 키예프 등 주요 도시의 하수 종말 처리 시스템과 전력망 붕괴를 언급하며, 이것이 곧 국가의 최후를 의미한다고 경고합니다.
- 대한민국에 주는 교훈: 현대 문명국가의 정체성은 ‘도시 시스템의 유지 능력’에서 나옵니다. 전력과 상하수도가 끊긴 대도시는 며칠 만에 거대한 무덤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처럼 도시 집중도가 높은 국가는 외부 충격(에너지 차단, 사이버 테러 등)으로부터 기초 인프라를 독자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이 곧 국방의 핵심이자 국가 정체성의 보루가 되어야 합니다.
3. ‘가신(家臣) 국가’의 위험성: 대리전의 끝은 국가의 해체
리터는 현재의 우크라이나가 자신의 의지가 아닌 서방의 전략적 이익을 위해 소모되고 있으며, 그 결과는 국가의 완전한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 대한민국에 주는 교훈: 스스로의 힘으로 평화를 유지하지 못하고 특정 외세의 전략적 자산(Proxy)으로 전락할 때, 그 국가의 정체성은 타자에 의해 결정됩니다. 강대국의 이익이 다하는 순간, 그 국가는 언제든 버려질 수 있는 ‘소모품’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동맹을 중시하되, 우리의 운명이 타국의 체스판 위에서 결정되지 않도록 독자적인 억제력과 외교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 정체성을 지키는 유일한 길입니다.
[종합 통찰]
스콧 리터의 경고는 명확합니다. 국가의 정체성은 국제 사회의 승인이나 화려한 외교 수사가 아니라, “내 국민을 내 땅에서 내 자원으로 먹여 살리고 배설물을 처리할 수 있는 물리적 능력”에서 시작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동맹의 가치’나 ‘자유민주주의의 연대’를 외칠 때, 그 기저에는 반드시 에너지 자립, 식량 안보, 그리고 독자적 방위 역량이라는 단단한 하드웨어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것이 결여된 정체성은 폭풍 앞의 촛불처럼 위태로울 뿐입니다.
[참고영상] : 한러학당 95(2026.1.30) 키예프, 하수종말시설 파괴, 도시기능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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