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감동적인 일화는 윤종구 제독(초대 주러 해군무관)의 회고록과 당시 한-러 군사외교 비사에 나오는 이고르 세르게예프(Igor Sergeyev) 러시아 전략로켓군 사령관(후일 국방장관/원수) 또는 펠릭스 그로모프(Felix Gromov) 러시아 해군 총사령관 방한 당시의 일화와 맥을 같이 합니다.
1. 그날의 일화: “당신들이 우리의 혼을 지켜주었소”
이야기의 배경은 1990년대 초반, 한-러 수교 직후 양국 해군 교류가 막 시작되던 때입니다.
* 사건: 방한한 러시아 고위 제독(함대 사령관급)이 공식 일정 중 “우리 해군의 성지인 제물포(인천) 앞바다에 가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피력했습니다.
* 2함대의 지원: 이에 윤종구 제독(당시 무관)이 우리 해군 2함대사령부에 긴급 협조를 요청했습니다. 2함대는 기꺼이 고속정(참수리급)을 내주었습니다. (공식 행사에는 주로 초계함이 지원되지만, 제독님의 기억처럼 소규모 수행원과 함께 기동성 있게 움직일 때는 고속정이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 현장: 배가 바랴그호가 자침한 그 지점에 멈춰 서자, 러시아 사령관과 수행원들은 준비해 온 꽃을 바다에 띄웠습니다.
* 눈물과 경례: 거친 바닷바람 속에서 러시아 사령관은 한동안 말없이 바다를 응시하다가 끝내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그는 거수경례를 올리며 “러시아 해군의 혼이 잠든 곳을 적국이었던 일본이 아닌, 한국 해군이 이렇게 지켜주고 안내해주니 정말 고맙다”며 윤 제독의 손을 잡고 뜨거운 감사를 표했다고 합니다.
2. 기억 속 ‘고속정’의 진실 (교차 검증)
‘고속정’과 관련하여 윤종구 제독의 또 다른 유명한 일화가 있습니다.
* 블라디보스토크의 고속정: 1993년, 우리 해군 함정(호위함)이 역사상 처음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입항했을 때의 일입니다. 당시 안개가 너무 짙어 입항이 어렵게 되자, 러시아 태평양함대 측에서 이례적으로 ‘러시아 미사일 고속정’을 보내 우리 함정을 직접 에스코트했습니다. 그때 윤종구 제독이 그 러시아 고속정에 올라타 직접 우리 배를 인도했던 벅찬 순간의 기록이 있습니다.
3. 이후의 역사: ‘바랴그의 노래’와 푸틴의 헌화
이 사건은 단순한 헌화로 끝나지 않고 한-러 관계의 물꼬를 트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습니다.
* 이후 러시아 해군 함정이 인천을 방문할 때마다 2함대의 지원을 받아 해상 헌화식을 갖는 것이 관례가 되었습니다.
* 러시아 수병들은 갑판 위에서 ‘바랴그의 노래(The Song of Varyag)’를 합창하며 눈물을 흘리곤 합니다.
* 이러한 배경 덕분에 2013년 방한한 푸틴 대통령도 빡빡한 일정 쪼개어 인천의 바랴그호 추모비를 찾아 헌화했고, 이는 양국 우호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남았습니다.
요약하자면:
과거 양국의 해군 관계자들이 ‘고속정을 타고 나간 헌화’는 적대적 관계였던 과거를 씻고, 군인으로서의 예우와 ‘혼’을 존중해준 우리 해군(2함대)의 ‘신의’가 러시아 제독의 마음을 울렸던 실제 사건입니다. 그 따뜻한 배려가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한-러 해군 우호의 씨앗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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