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결론’부터 말씀하신다
[제레마야의 KJV 팩트체크]
”한국 사람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
우리가 흔히 쓰는 말이다. 한국어의 문법 구조가 서술어(결론)를 맨 뒤에 배치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대화를 할 때 날씨 이야기로 시작해, 밥은 먹었는지 묻고, 요즘 경기가 어렵다는 둥 주변 상황(Context)을 한참 설명한 뒤에야 “그래서 말인데, 돈 좀 빌려줘”라는 본론을 꺼낸다. 이것이 전형적인 ‘귀납적(Inductive)’ 사고방식이다.
반면, 영미권 비즈니스 미팅은 다르다. 그들은 앉자마자 “핵심이 뭡니까?(What’s the point?)”를 묻는다. 결론부터 던지고, 그 이유를 나중에 설명한다. 이것이 ‘연역적(Deductive)’ 사고방식이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성경의 저자이신 하나님은 철저히 ‘연역적’이신데, 우리는 그것을 ‘귀납적’인 한국어로 번역해서 읽고 있다는 점이다. 성경을 읽어도 긴박감이 느껴지지 않고, 자꾸만 졸음이 오는 이유가 단순히 믿음이 부족해서일까? 아니다. 어쩌면 ‘어순(Word Order)’의 문제일지 모른다.
여기, 그 충격적인 차이를 보여주는 결정적인 구절이 있다.
”And You!” (바로 너!) vs “…… 너희를”
에베소서 2장 1절을 보자.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기독교 교리의 핵심이 담긴 구절이다.
[킹제임스 성경 (KJV)]
“And you hath he quickened, who were dead in trespasses and sins;”
영어 성경은 문장을 시작하자마자 “And you(그리고 너)!”라고 독자의 멱살을 잡듯 지목한다. 그리고 곧바로 “hath he quickened(그분이 살려내셨다)”라는 결론을 선포한다.
“너! 살아났어!”
이 짧은 두 마디에 전율이 흐른다. 내가 예전에 어떤 죄를 지었는지는 나중 문제다. 일단 죽음에서 건져내는 것이 급선무인 ‘구조대장’의 다급한 외침이 들리지 않는가?
반면, 우리말 성경을 보자.
[한글 번역]
“그분께서는 / 범법과 죄들 가운데서 / 죽었던 / 너희를 / 살리셨도다.”
어떤가? 주어(그분)가 나오고, 내가 처한 비참한 상황 설명(범법과 죄들 가운데서 죽었던…)이 한참 이어진 뒤에야, 문장 끄트머리에 가서 “너희를 살렸다”는 결론이 나온다.
틀린 번역은 아니지만, ‘임팩트’가 다르다. 영어 성경이 “긴급 구조 신호‘라면, 한글 성경은 “잘 정리된 사건 보고서”를 읽는 느낌이다. 보고서를 읽으니 졸릴 수밖에.
하나님은 ‘빙빙 돌리지’ 않으신다
나는 헬기 조종사 출신이다. 비행 중 엔진이 꺼지는 절체절명의 순간, 조종사는 “연료 라인에 문제가 생겨 압력이 떨어지고 있으므로 엔진을 끄겠습니다”라고 보고하지 않는다.
“Engine Failure! Cut off! (엔진 고장! 차단!)”
생사가 오가는 현장에서는 결론이 가장 먼저 나와야 한다. 이유 설명은 나중에 해도 늦지 않다.
성경은 도덕 교과서가 아니라, 죽어가는 영혼을 살리는 ‘생명의 매뉴얼’이다. 그렇기에 원문(KJV)의 구조는 언제나 가장 중요하고 긴급한 대상을 문장 맨 앞으로 끌어온다.
에베소서 2장 1절의 “And you”는 바로 그런 하나님의 심정이다.
“설명은 나중에 하자. 일단 너부터 살리고 보자!”
오늘 성경을 펼칠 때, 한국어의 점잖은 서술 뒤에 숨겨진 하나님의 이 ‘다급한 우선순위’를 읽어내길 바란다. 문장 제일 앞에 숨겨진 “바로 너(And you)!”라는 외침이 들린다면, 당신의 성경 읽기는 더 이상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제레마야의 한 줄 요약]
하나님은 한국 사람처럼 눈치 보며 말꼬리를 흐리지 않으신다. 그분은 언제나 ‘당신의 구원’을 문장 제일 앞에 두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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