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오늘’이 영원으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
1. 천국을 오해하는 사람들
종교를 가진 사람들, 특히 기독교인들 사이에서 종종 위험한 기류가 감지될 때가 있다.
“이 세상은 썩었어. 빨리 떠나고 싶다.”
“죽어서 천국 가면 모든 게 해결될 거야.”
마치 현실을 지긋지긋한 감옥처럼 여기고, 죽음을 유일한 탈출구로 여기는 태도다. 하지만 냉정하게 묻고 싶다. 그것이 신앙인가, 아니면 염세주의적 도피인가?
성경은 단 한 번도 이 세상을 ‘버려진 쓰레기장’ 취급하라고 가르친 적이 없다. 오히려 우리가 꿈꾸는 그 미래(내세)는, 우리가 발 딛고 서 있는 ‘오늘(현재)’의 확장판이자 연속선상에 있다고 말한다.
2. 시편 95편의 경고: “오늘, 그의 음성을 듣거든”
시편 95편 7절은 아주 중요한 단어 하나를 우리에게 던진다.
“너희가 오늘(Today) 그의 음성을 듣거든…”
왜 ‘내일’도 아니고 ‘먼 훗날’도 아닌 ‘오늘’일까?
영원이라는 시간은 죽은 뒤에 ‘짠’ 하고 열리는 별개의 차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원은 ‘오늘’이라는 시간이 계속해서 쌓여 만들어지는 거대한 집이다.
생각해 보자. 오늘 하루 종일 미움, 시기, 분노, 탐욕으로 시간을 채운 사람이, 죽는 순간 갑자기 ‘성인군자’로 변해 천국에서 사랑을 노래할 수 있을까?
불가능하다.
이사는 살던 짐을 그대로 들고 가는 것이다.
여기서 미움의 짐을 싼 사람은 거기서도 미움을 풀 것이고, 여기서 사랑의 짐을 싼 사람은 거기서 사랑을 풀 것이다. 그러므로 천국은 ‘장소의 이동’이기 이전에 ‘존재의 연속’이다.
3. 이삿짐 싸기: 무엇을 가져갈 것인가?
우리는 모두 잠재적 이사 준비생들이다. 이 땅(지구)의 임대차 계약이 끝나면 본향으로 이사를 가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빨리 집주인이 쫓아냈으면 좋겠다”라고 징징대는 것이 아니라, “가져갈 짐과 버릴 짐을 구분하는 것”이다.
놓고 갈 것들: 돈, 명예, 권력, 남을 짓밟은 승리… 이것들은 천국이라는 새집의 인테리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폐기물이다. 이사 갈 때 가져가 봐야 입구에서 압수당한다.
가져갈 것들(Hand-carry): 내 인격에 새겨진 성품, 누군가를 용서했던 기억, 고난 중에도 감사를 심었던 태도… 이것들은 영원히 썩지 않는 자산이다.
”지금 이사 갈 준비가 되었는가?”
이 질문은 “당장 죽을 준비가 되었나?”라는 섬뜩한 협박이 아니다.
“당신의 오늘은, 영원 속으로 가져가도 부끄럽지 않을 만큼 가치 있는가?”라는 지극히 이성적이고 현실적인 물음이다.
4. 시편 97편: 빛은 이미 뿌려졌다
우리는 지금 시편 97편 11절의 시간대를 살고 있다.
“의인을 위하여 빛을 뿌리고(Sown)…”
농부는 씨를 뿌린 뒤, 싹이 안 보인다고 밭을 갈아엎고 도망치지 않는다. 물을 주고 잡초를 뽑으며 기다린다.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지금 당장 천국이 안 보인다고, 내 인생이 어둡다고 포기하지 마라.
당신의 인생이라는 밭에는 이미 ‘빛의 씨앗’이 뿌려져 있다.
오늘 우리가 겪는 고단한 하루는 무의미한 시간이 아니다.
그 씨앗을 틔우기 위해 흙을 덮고, 거름을 주고, 비바람을 견디는 ‘거룩한 경작의 시간’이다.
에필로그: 오늘을 천국처럼 살아라
죽음만을 기다리는 신앙은 가짜다.
진짜 신앙은 오늘 내 삶의 현장에 천국의 조각들을 하나씩 끼워 맞추는 것이다.
오늘 당신이 누군가에게 건넨 따뜻한 말 한마디,
유혹 앞에서 지켜낸 정직함,
고통 속에서도 잃지 않은 미소.
이것들이 차곡차곡 쌓여 당신의 ‘이삿짐’이 된다.
그 짐들이 가득 찰 때, 우리는 죽음을 ‘도피’가 아닌 설레는 ‘입주(Moving-in)’로 맞이하게 될 것이다.
당신의 오늘은, 영원과 연결되어 있다.
그러니 오늘을 사랑하라. 그리고 오늘을 잘 살아내라.
[작가의 노트]
우리는 천국행 티켓을 쥔 대기자가 아니라, 오늘이라는 흙 속에 천국을 심는 정원사입니다. 이 글이 삶의 무게에 짓눌린 분들에게 ‘도피’가 아닌 ‘경작’의 용기를 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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