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의 끝과 원의 굴레, 그 너머에 있는 마주침에 대하여
[Intro: 두 가지 시선]
우리는 저마다의 시간관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어떤 이에게 삶은 계절처럼 돌고 도는 순환의 고리입니다. 봄이 가도 다시 봄이 오듯, 이번 생의 아쉬움은 다음 생의 기약으로 남습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억겁의 세월, 그 윤회의 수레바퀴 안에서 우리는 조금씩 나아가는 여행자입니다.
반면, 어떤 이에게 삶은 활시위를 떠난 화살입니다. 시작(Alpha)이 있었기에 반드시 끝(Omega)이 있고, 그 끝에는 엄정한 결산이 기다리고 있다고 믿습니다. 기독교적 세계관입니다.
서로 다른 이 두 길은 평행선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문득, 기독교 경전의 가장 마지막 장에 적힌 한 구절을 읽으며 묘한 전율을 느낍니다. 그것은 종교를 넘어선 어떤 ‘근원적인 마주침’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Body: 무대가 사라지는 순간]
“그의 얼굴 앞에서 땅과 하늘이 피하여 간 데 없더라.”
오래전 기록된 요한계시록의 한 장면입니다. 절대자가 거대한 흰 보좌(Great White Throne)에 앉는 순간, 우리가 발 디디고 서 있던 땅과 올려다보던 하늘이 견디지 못하고 사라져 버린다는 묘사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지구가 멸망한다는 공포 영화 같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것은 ‘배경의 소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평소 수많은 배경 뒤에 숨어 살아갑니다.
‘어느 나라 사람’,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 ‘불교 신자’, ‘기독교인’, ‘무신론자’…
이런 라벨들은 우리를 설명해 주는 옷이자, 동시에 나를 감추는 무대 장치입니다.
하지만 그날, 그 절대적인 빛 앞에서는 이 모든 무대 장치가 ‘피하여 간 데 없이’ 사라집니다.
미륵불을 기다리던 마음도, 교회에 출석하던 습관도, 신은 없다고 외치던 이성(理性)도, 그 거대한 임재 앞에서는 더 이상 나를 가려주는 방패가 되지 못합니다.
그림자가 빛을 이길 수 없듯, ‘만들어진 것들’은 ‘만든 이’ 앞에서 그 존재의 근거를 잃기 때문입니다.
[Climax: 절대 고독, 그리고 진실]
누군가는 그 순간을 두려움이라 말하고, 누군가는 허무라 말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그 순간을 ‘가장 투명한 진실의 시간’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우주라는 배경조차 사라진 그 하얀 적막 속에 남는 것은 딱 둘 뿐입니다.
‘묻는 자’와 ‘답해야 하는 자’.
그때 우리는 내가 걸친 옷으로 답할 수 없습니다. 타인의 추천서나 종교적 직함도 통하지 않습니다. 오직 벌거벗은 영혼의 ‘민낯’으로, 내 삶이 무엇이었는지를 직고(直告) 해야 합니다.
순환하는 역사 속에서 다음 기회를 엿보던 안일함도, 직선의 역사 속에서 요행을 바랐던 가벼움도, 그분 앞에서는 먼지처럼 흩어질 것입니다.
[Outro: 오늘을 사는 질문]
만약 오늘 밤, 내 삶의 모든 배경이 걷히고 그 절대적인 존재와 단둘이 마주하게 된다면, 나는 어떤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요?
나를 변호해 줄 미륵도, 예언자도, 철학자도 모두 사라지고 오직 ‘그(The One)’만 남았을 때.
그 절대적인 고독의 순간에 나는 떨지 않고 내 영혼의 이름을 말할 수 있을까요?
어쩌면 종교란, 그 피할 수 없는 ‘최후의 독대’를 준비하는 가장 엄숙한 리허설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배경은 언젠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결국, 당신과 그분만 남습니다.
어느 바리톤 가수의 노래처럼,
그날엔 아무도 숨지 못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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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꾸는 꿈은 꿈이지만, 100명이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비난보다는 시대의 아픔을 치유할 냉철한 전략과 따뜻한 통찰로 이 생명의 방주를 함께 채워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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