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사야 3장이 대한민국에 던지는 죽비(竹篦)
1. ‘버팀목(Stay)’이 사라진 나라의 초상
2,700년 전 선지자 이사야는 유다와 예루살렘을 향해 무서운 선고를 내렸다. 하나님께서 그 사회를 지탱하던 모든 ‘버팀목(Stay)’과 ‘지팡이(Staff)’를 거두어가시겠다는 선언이다. 여기에는 단순히 양식과 물뿐만 아니라, 용사와 재판관, 장로와 지혜로운 기술자 등 국가 시스템을 돌리는 ‘엘리트 지성’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어떤가. 국가의 100년 대계를 짊어질 차기 지도자는 보이지 않고, 정치적 경륜과 지혜를 갖춘 ‘어른’들은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우리가 의지하던 국가적 버팀목들이 하나둘씩 뽑혀 나가고 있는 지금, 이사야의 경고는 먼 나라 이스라엘의 신화가 아니라 바로 2026년 대한민국의 잔인한 현실로 다가온다.

2. ‘아이들’의 통치와 홍위병의 망령
이사야 3장 4절은 심판의 극치를 이렇게 묘사한다. “내가 또 아이들을 그들의 고관으로 세우며 유아들이 그들을 다스리게 하리니.” 여기서 ‘아이들’은 나이가 어린 이들이 아니라, 역사적 소명의식과 통치 철학이 전무한 ‘정치적 미숙아’들을 뜻한다.
70년의 세월을 지나며 쌓아온 국가적 자산과 전통을 한순간에 ‘낡은 것’으로 치부하며 국회에 입성한 젊은 정치인들의 가벼움을 본다. 이는 과거 중국의 모든 전통과 지혜를 지워버렸던 ‘홍위병’의 광기와 무엇이 다른가. 어른의 지혜를 비천하게 여기고, 미숙함이 완장을 차고 거드름을 피우는 사회(사 3:5)는 결국 스스로를 파괴하는 엔트로피의 법칙에 빠지게 된다.

3. 베트남의 비극이 주는 교훈: 중·노년이 사라진 자리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베트남 공산화 이후, 그리고 수많은 혁명의 이름 아래 가장 먼저 숙청되고 사라졌던 이들은 그 사회의 허리이자 머리였던 중년과 노년들이었다. 지혜의 저장고가 파괴된 국가에 남은 것은 선동에 취한 광기와 그 뒤에 찾아온 참혹한 빈곤뿐이었다.
역사는 반복된다. 망각은 심판의 또 다른 이름이다. 국가를 지탱하는 ‘Stay(버팀목)’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수십 년의 시련을 견뎌낸 전통과 지혜를 부정하는 사회는, 결국 자기가 서 있는 나뭇가지를 스스로 자르는 것과 같다.
4. 이제 죽비를 들어야 할 때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공약이 아니라 ‘거룩한 두려움’이다. 우리를 지탱하던 지팡이들이 부러지고 있을 때, 국민은 깨어나야 한다. 누가 우리의 진정한 버팀목인가? 단순히 ‘새로운 것’이 ‘옳은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 무너진 기초(Stay)를 다시 세워야 한다.
이사야의 외침은 절망이 아니라 기회를 주기 위한 죽비 소리였다. 이 소리를 듣고도 돌이키지 않는다면, 우리에게 남은 것은 “옷 한 벌 있는 자가 통치자가 되어 달라”고 구걸해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사 3:6-7) 철저한 리더십의 부재뿐일 것이다. 지혜를 존중하고 전통을 소중히 여기는 나라, 그 기초 위에 100년의 미래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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